[불교in] ‘미물 죽음’ 마주한 어린 학인스님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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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26.05.11 조회3회 댓글0건본문
동학사 승가대학 치문반 동연 스님.
“부처님 가르침을 만난 지금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친다면, 저 또한 저 이름 모를 벌레들처럼 생사의 파도 속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헛된 삶을 살다 죽어갔을지도 모릅니다. 부도 탑 위를 기어가던 작은 미물은 저에게 ‘수행자에게 내일이란 없으며,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정진만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가르쳐준 것입니다.”
작은 벌레 한 마리의 죽음 앞에서 수행자의 삶을 되돌아본 어린 학인 스님의 담담한 고백이 대중들의 마음을 울렸다. 동학사 승가대학 치문반 동연 스님은 미물의 삶과 죽음 속에서 발견한 수행자의 길, 그리고 ‘오직 출가사문으로서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아가겠다’는 발원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동연 스님은 5월 8일 동학사 승가대학에서 열린 ‘봄철 학인 차례 설법’에서 ‘부처님의 빛으로 나를 물들이는 시간’을 주제로 대중설법에 나섰다. 동학사 승가대학은 학인 스님들의 설법 역량 향상을 위해 매년 봄·여름·가을·겨울 각 학년 1명이 대중 앞에서 설법을 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동연 스님은 치문반을 대표해 자신의 수행 경험과 공부 과정 속에서 체득한 깨달음을 대중들에게 전했다.
지난해 9월 사미니계를 받은 동연 스님은 올해 3월 동학사 승가대학에 입학해 수행과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스님은 첫 대중설법이었지만, 설법은 꾸밈없는 진정성과 깊은 성찰로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연 스님은 이날 승가대학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공양실 천장의 전등 안에서 죽어있는 귀뚜라미 한 마리를 보며 깊은 화두를 얻게 됐다는 말로 법문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체를 어떻게 치워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고, 이어 ‘벌레의 몸으로 태어나 허무하게 생을 마감했구나’라는 연민이 일었다고 했다. 그러나 끝내 스님의 마음을 붙든 것은 “빛만을 향해 돌진하다 자신이 들어왔던 문조차 잊어버린 채 죽음에 이르렀다”는 성찰로 이어졌다.
동연 스님은 “부처님의 법이라는 바른 빛을 향해 간다고 자부하는 저 또한 수행자로서 들어오고 나가는 법도를 잊은 채 맹목적으로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 고민 속에서 스님은 치문(緇門) 서문에 나오는 “비불지언(非佛之言)이면 불언(不言)하고 비불지행(非佛之行)이면 불지행(不行也)이라, 부처님 말씀이 아니면 말하지 말고, 부처님 행함이 아니면 행하지 말라”는 구절을 통해 수행자의 길을 다시 붙잡게 됐다고 전했다. 스님은 “부처님이 하신 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 그것이 수행자가 가야 할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길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깨달음은 동학사 부도재를 통해 더욱 깊어졌다. 엄숙한 의식 도중 우연히 부도탑 위를 기어가는 작은 벌레를 바라보며, 자신 또한 결국 인연 따라 잠시 이 몸을 빌려 입은 존재일 뿐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스님은 치문 서문의 “성인의 가르침을 만나지 못하면 위없는 깨달음의 마음을 내지 못하고(不遇聖敎 則不發無上菩提之心), 길이 괴로운 바다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헛되게 살다가 허망하게 죽을 것이니 참으로 가련한 일이다(長沈苦海 頭出頭汲 虛生浪死 實可憫也)”는 구절을 인용하며 수행자의 삶에 대해 스스로에게 매서운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작은 미물이 자신에게 “수행자에게 내일은 없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정진만 있을 뿐”이라는 가르침을 전해주었다고 고백했다. 출처 : 불교IN(https://www.bulgyo-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