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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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진년 한가위 저녁입니다.
무량한 지혜와 복덕을 지니신 만월(滿月) 보살님의 가호가피가 충만하시기를 기원하오며 때늦은 취임 인사 말씀을 올립니다.
지난 7월 5일에 주지 소임을 맡은 경원입니다.
본교 대교과를 졸업한 후 42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 돌아온 도량이라 본사의 발전을 위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취임식도 없이 현안문제를 풀어 가면서 지내다 이제야 마음을 털어놓고 모든 분들의 지도 편달을 바라며 삼가 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덕담과 축하 선물, 화환, 공양금, 공양물을 베풀어 주신 존경하옵는 종정예하, 교구장(마곡사 주지)스님, 제방의 어른스님들과 산중스님, 동문스님, 선원스님, 도반스님들께 지극한 마음으로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아울러 재가대중에게도 감사드리며 제게 바라는바 가슴 깊이 새겨서 초심을 잊지 않고 변함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퇴임 때까지 보이겠습니다. 돌이켜보니 지난 세월 부지런히는 살아왔으나 허물은 많고 앞으로 나갈 길을 내다보니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장대한 계룡산처럼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인연과 인과를 생각하며 포용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명분과 이익이 상반될 때는 명분을 따르도록 하려고 하오니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 주시고 냉철한 안목으로 이끌어 주십시오. 제가 지금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본사의 옛 영광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956년 최초 비구니 전문강원을 개원하여 최초 비구니 강주(원만혜성스님)를 배출한 역사를 근간으로 한국 비구니교육의 산실로써의 위상을 드높이고 원만한 대중 살림을 꾸려가는 것입니다.
학인의 수는 많지 않지만, 실력만은 전국 최고임을 자부합니다. 취임 1주일 후 ‘전국 승가대학 학인수행프로그램’에서 9개 부분 상 중에서 장원을 포함해서 6개 부분 상을 휩쓸어 수상해서 동학의 역사와 전통을 빛냈고, 학인스님들의 긍지와 자부심은 넘쳐나고 있습니다. 지혜로우신 회주스님 문하에서 정진하고 있는 명철한 학인스님들의 초롱초롱한 눈빛과 풋풋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정중히 모시겠습니다.
10월 12일(토) 오후 2시 동문회에 초청합니다.
공사다망하시더라도 귀한 걸음 해주시고, 허심탄회하게 동학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속히 뵙고 싶습니다.
마음을 모아주십시오.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원 합장